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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신간

신간 도서 - 정지용 시, 산문집

책 소개 --------------------------------------------------------------------------------------

 

<바다 1> · <바다 2> · <홍역> · <유리창 1> · <해협(海峽)> · <향수> 등은 널리 알려진 대표작으로서 한국 현대시의 가장 빛나는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시집은 지용시의 특징이 집약되어 있는바,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鄕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말의 순수한 아름다움에 관한 집착과 시어(詩語)의 다각적인 변용을 시도하고 있어서 당시는 물론 오늘날까지 현대시 작법의 귀감이 되고 있다.

시청각적 심상의 발랄함과 아울러 <유리창 1>에 보이듯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외로운 황홀한 심사 이어니외로움황홀함의 동시적 의미와 <홍역>에 나오는 눈보라는 꿀벌떼처럼/닝닝거리고 설레는데와 같은 충격적인 심상을 그대로 우리 시의 교과서적인 정통성을 함축하고 있다. 이 시집에 실려 있는 작품들 가운데 바다에 관한 시가 유독 많은 것도 한 가지 특징이다. 이것이 후일 그의 두 번째 시집 백록담(白鹿潭)의 시편과 대응을 이루면서 지용시라는 커다란 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겨을

방울 나리다 누뤼알로 구을러

한 밤중 잉크빛 바다를 건늬다.

 

-정지용 시 1 p.131

 

無題

어찌할 수 다시 어찌할 수 없는

길이 로마에 아니라도

똑바른 길에 하였구나.

도 이에 따라

거칠게 우들우들 아름답지 않아도 그럴 수 밖에 없이

거짓말 못하여 덤비지 못하여 어찌하랴.

 

-정지용 시 2 p.104

 

 

책 속으로--------------------------------------------------------------------------------------

素描 4 ()

 

서령 반가운 그대의 붉은 손이 이 서재에 조화로운 고풍스런 람프 불을 보름달만하게 안고 골방에서 옴겨 올 때에도 밤은 그대 불의의 틈입자에게 조금도 황당하지 않습니다. 남과 사괼성이 찬란한 밤의 성격은 순간에 花園과 같은 얼골을 바로 돌림니다.

 

 

-정지용 산문 1 p.36

 

 

별똥이 떨어진 곳

 

별똥 떨어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소.

 

-정지용 산문 2 p.100

 

言語

 

시의 신비는 언어의 신비다. 시는 언어와 Incarnation적 일치다. 그러므로 시의 정신적 심도는 필연으로 언어의 정령을 잡지 않고 서는 표현 제작에 오를 수 없다. 다만 시의 심도가 자연 인간생활 사상에 뿌리를 깊이 서림을 따라서 다시 시에 긴밀히 혈육화되지 않은 언어는 결국 시를 사산시킨다. 詩神하는 궁전이 언어요, 이를 다시 放逐하는 것도 언어다.

-정지용 산문 3 p.44

 

장난감 없이 자란 어른

 

지금 어린이들도 장난감 없이 어른이 되어 간다.

그러나 전에 장난감 없이 자란 어른들이 어린이 잡지를 만들어 슬픈 원을 푸는 것이다.

여러분 어린이들은 그래도 우리보다는 행복하십니다.

우리 함께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어린이 나라를 즐겁게 즐겁게 읽읍시다.

-정지용 산문 4 p.16